
예전에는 화장품 추천이라는 말을 꽤 가볍게 받아들였다. 누군가가 좋다고 말하면 일단 관심이 생겼고, 상황에 따라서는 바로 찾아보기도 했다. 꼭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, 추천 자체를 하나의 정보처럼 받아들이는 데 큰 거부감이 없었다.
그런데 요즘은 추천을 접했을 때 예전처럼 바로 반응하지 않게 된다.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기보다는, 움직이기 전에 한 번 더 멈추게 된다. ‘정말 그럴까?’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르고,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찾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넘기게 된다. 화장품 추천을 선뜻 믿지 않게 된 요즘이다.
이 변화가 특별한 계기 하나로 생긴 건 아니다.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바뀐 것도 아니고, 한두 번의 경험 때문에 단정적으로 바뀐 것도 아니다. 다만 추천이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지면서, 그 말의 무게를 예전과는 다르게 느끼게 됐다. 추천이 많아질수록, 오히려 그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줄어들었다.
화장품 추천을 보면서
요즘은 화장품 추천을 접하는 방식이 너무 다양해졌다. 검색을 해도 추천이 나오고, 영상을 봐도 추천이 이어진다. 예전에는 이런 추천들을 보면서 몇 가지는 저장해 두거나, 나중에 한 번 더 찾아보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.
하지만 지금은 추천을 보면서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. 저장 버튼을 누르지 않고, 링크를 열어보지 않고, 그냥 스크롤을 넘긴다. 추천이 싫어서라기보다는, 추천이라는 말이 더 이상 행동을 바로 이끌어내지 않기 때문이다.
추천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많아진다. 이 추천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걸까, 누구의 기준일까, 나와 얼마나 비슷한 조건일까 같은 질문들이 따라온다.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굳이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, 요즘은 그 질문들이 먼저 떠오른다. 질문이 많아질수록 행동은 느려지고, 결국 추천은 그 자리에서 멈춘다.
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, 추천 자체가 예전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진다. 가볍게 참고하던 정보가 아니라,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대상으로 바뀐 셈이다.
선뜻 못믿게된 이유
화장품 추천을 선뜻 믿지 못하게 된 이유를 하나로 정리하기는 어렵다. 여러 가지 생각이 겹쳐 있는 상태에 가깝다. 추천이 많아진 만큼, 기준도 복잡해졌고, 그 기준을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.
예전에는 ‘좋다’는 말 하나로 충분했지만, 지금은 그 말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먼저 생각하게 된다. 모두에게 좋다는 말이 꼭 나에게도 맞는 말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.
또 한편으로는 추천을 받는 입장에서의 태도가 달라진 것도 같다. 예전에는 추천을 하나의 힌트처럼 받아들였다면, 지금은 추천을 하나의 주장처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. 그래서 그 주장에 동의할 수 있는지, 아니면 거리를 두고 봐야 하는지를 먼저 판단하게 된다.
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, 추천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‘일단 보류’ 상태로 두는 경우가 늘어났다. 믿지 않겠다는 결심이라기보다는, 바로 결정하지 않겠다는 쪽에 가깝다. 그 차이가 요즘 나에게는 꽤 크게 느껴진다.
화장품 추천을 넘기게된 요즘
그래서 요즘은 화장품 추천을 봐도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. 장바구니에 담지 않고, 메모하지 않고,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.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,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끝난다.
이런 변화가 처음에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. 예전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추천을 받아들이던 때가 있었으니까.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, 이 변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.
추천을 선뜻 믿지 않게 된 요즘은, 화장품 자체보다도 추천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. 누군가의 말에 바로 반응하기보다는, 그 말과 나 사이의 거리를 한 번 더 살펴보게 된다고 해야 할까. 아직 이 변화가 좋다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. 다만 분명한 건,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추천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.
화장품 추천을 넘기게 된 요즘은, 소비보다도 판단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시기처럼 느껴진다.